캣그라스 (영양 성분, 헤어볼 제거, 개묘차)





고양이를 키우면서 실내 식물도 함께 두고 싶은 분들, 한 번쯤은 고민해보셨을 겁니다. 저도 아내가 새 화분을 들여올 때마다 저희 고양이 자루가 졸졸 따라다니는 걸 보면서 "이거 먹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부터 들었으니까요. 그 걱정의 대안으로 알게 된 게 캣그라스였습니다. 영양 성분부터 헤어볼 제거까지 이점이 많다고는 하는데, 실제로는 어떨까요.


캣그라스의 영양 성분, 진짜 필요한 걸까요


캣그라스(Cat Grass)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고양이는 완전 육식동물이라 풀 같은 건 굳이 먹을 필요가 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저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꽤 있는 것 같더라고요. 반면, 캣그라스는 고양이에게 꼭 필요한 식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실제로 캣그라스에는 항산화제(Antioxidant)가 들어 있습니다. 항산화제란 혈액 속에서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물질을 뜻하는데, 밀싹·귀리싹·호밀싹·보리싹이 모두 이 성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비타민 A, C, E, K와 함께 글루타티온(Glutathione)도 들어 있습니다. 글루타티온이란 간 해독 기능에 관여하는 체내 핵심 항산화 물질로, 면역 반응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람에게도 건강 보조제로 쓰일 만큼 주목받는 성분인데, 이게 풀 한 포기에 들어 있다는 게 제겐 좀 신기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띈 건 수용성 식이섬유(Soluble Dietary Fiber)입니다. 수용성 식이섬유란 물에 녹으면서 장 속에서 젤처럼 변해 소화기관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도와주는 성분입니다. 사람도 섬유질을 충분히 먹어야 장 건강이 좋아지듯, 고양이도 마찬가지 원리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면 그리 낯선 개념은 아닙니다.

캣그라스가 고양이에게 유익한 주요 성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항산화제 — 밀싹, 귀리싹, 호밀싹, 보리싹 전반에 걸쳐 포함되어 있으며 세포 손상을 억제합니다.
  2. 글루타티온 — 간 해독과 면역 기능에 관여하는 체내 항산화 물질입니다.
  3. 비타민 A, C, E, K — 피부, 발톱, 치아 건강과 전반적인 면역 유지에 도움을 줍니다.
  4. 수용성 식이섬유 — 장 운동을 부드럽게 하고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합니다.
  5. 엽산과 비타민 B1, B6 — 신경계와 적혈구 생성에 관여하는 필수 영양소입니다.

이렇게 성분만 나열하면 완벽한 식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제 고양이 자루에게 먹여보려 했을 때는 이야기가 달랐습니다. 그 이야기는 뒤에서 하겠습니다.


헤어볼 제거와 소화, 캣그라스가 도움이 된다는 말의 근거


고양이를 키우는 분들이라면 헤어볼(Hairball) 문제를 한 번쯤 겪어봤을 겁니다. 헤어볼이란 고양이가 스스로 털을 핥는 그루밍(Grooming) 과정에서 삼킨 털이 위 속에서 뭉쳐진 덩어리로, 이것이 제때 배출되지 않으면 구토나 소화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자루도 가끔 헛구역질을 하는 걸 보면 저도 꽤 신경 쓰이는 부분입니다.

캣그라스를 먹으면 장 속 섬유질이 늘어나면서 이 털 뭉치를 자연스럽게 밀어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연구 자료에서도 고양이의 풀 섭취 행동이 소화기관 내 이물질 배출과 연관될 수 있다는 관찰 내용이 소개된 바 있습니다. 물론 이게 캣그라스만의 효과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근거가 아예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또 한 가지, 캣그라스에 들어 있는 엽록소(Chlorophyll)가 구취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엽록소란 식물의 녹색을 만드는 광합성 색소로, 체내에서 항균 작용을 해 입 냄새를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예전에 사람들이 민트나 파슬리 잎을 씹어 입 냄새를 없앴던 원리와 비슷합니다. 고양이 입 냄새로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꽤 솔깃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한편, 캣그라스를 실내에 두면 고양이가 독성 화분을 갉아먹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저희 자루가 아내 화분 근처를 어슬렁거릴 때마다 마음이 조마조마했는데, 대체 식물로 캣그라스를 두면 그 욕구를 좀 분산시킬 수 있다는 논리는 납득이 됩니다.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의 독성 식물 목록을 보면 가정에서 흔히 키우는 식물 중 고양이에게 유해한 것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이 부분은 식물을 좋아하는 집사라면 한 번쯤 확인해볼 만합니다.


개묘차가 있다 — 먹는 고양이와 안 먹는 고양이


캣그라스는 모든 고양이가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그게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내가 자루에게 캣그라스를 몇 번이고 사다 줬는데, 처음엔 냄새를 맡으러 오더니 결국 한 번도 먹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수준입니다. 저도 처음엔 "혹시 자루한테 뭔가 문제가 있나" 싶었는데, 고양이도 사람처럼 취향이 확실한 동물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일반적으로 캣그라스를 주면 대부분의 고양이가 잘 먹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자루는 캣그라스를 한 번도 먹지 않았지만 배변 활동은 규칙적이고 건강하게 잘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캣그라스가 좋은 보조 수단일 수는 있어도 이걸 먹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문제가 있다고 볼 필요는 없습니다.

이른바 '개묘차'라고 부르는 개체 간 차이가 여기서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개묘차란 같은 종이라도 고양이마다 행동, 식성, 반응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말하는데, 저는 이게 캣그라스 급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봅니다. 먹는 고양이에게는 분명히 영양적으로도, 행동적으로도 이점이 있겠지만, 먹지 않는다고 억지로 먹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더 현실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캣그라스는 화분 상태로 판매되는 경우가 많아 집 안 관리도 신경 써야 합니다. 자루가 관심을 갖고 어슬렁거리다가 화분을 건드리는 건 다반사였고, 결국 고양이가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놓아야 의미가 있는데 그러면 흙이 튀기도 합니다. 아내가 몇 번 시도하다 포기한 이유 중 하나가 이 관리 문제이기도 했습니다.


캣그라스를 한 번쯤 시도해보는 것은 분명히 나쁠 게 없습니다. 독성이 없고 영양 성분도 갖추고 있으며, 먹는 고양이에게는 헤어볼 배출과 소화 보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우리 고양이가 안 먹으면 잘못된 것"이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제 경험에서 나온 결론입니다. 한 번 줘보고 고양이 반응을 살피면서, 먹으면 꾸준히 제공하고 관심이 없다면 다른 방식으로 건강을 챙기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수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 참고: https://www.petethevet.com/the-many-wholesome-benefits-of-cat-gr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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