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무엇을 먹고 살죠? (식이요건, 안전식품, 위험식품)


 

고양이에게 양파 한 조각이 적혈구를 파괴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제리가 집에 오던 날, 저도 처음엔 그냥 맛있는 것 조금씩 나눠주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공부하면 할수록 고양이 밥상이 이렇게 복잡한 문제인지 몰랐습니다. 이 글은 제리를 키우면서 직접 부딪혀가며 배운 것들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고양이의 식이요건, 사람과 얼마나 다를까요

제리가 집에 오기 전까지, 저는 고양이도 사람처럼 이것저것 먹어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장모님 댁 앞 길고양이들에게 오징어를 사다 줬던 적도 있습니다. 굉장히 잘 먹더라고요. 그래서 좋아하는 줄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나트륨 과다 함유 식품인 오징어는 고양이에게 전혀 좋지 않았습니다. 잘 먹는다고 몸에 좋은 것이 아니라는 걸, 그때서야 깨달았습니다.

고양이는 절대육식동물(Obligate Carnivore)입니다. 절대육식동물이란 생리적으로 동물성 단백질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한 동물을 뜻합니다. 개나 사람처럼 잡식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 식물성 재료만으로는 필수 영양소를 아예 합성하지 못합니다.

특히 타우린(Taurine)이 결정적입니다. 타우린이란 고양이의 심장 근육, 망막, 면역 체계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아미노산으로, 고기에만 자연적으로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게 부족하면 확장성 심근병증(Dilated Cardiomyopathy)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확장성 심근병증이란 심장 근육이 늘어지면서 제대로 수축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하며, 심하면 심부전으로 진행됩니다. 밖에서 지내는 고양이들의 수명이 실내 고양이보다 훨씬 짧은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무것이나 먹는 식습관 때문이라는 점이 이걸 방증합니다.

아라키돈산(Arachidonic Acid)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라키돈산이란 염증 반응과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필수 지방산으로, 사람이나 개는 체내에서 직접 합성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합니다. 제리가 약하게 태어난 고양이라는 것을 알고 나서부터는, 이런 영양 성분 하나하나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안전한 음식과 위험한 음식, 정말 헷갈리지 않으셨습니까

아무거나 줘도 잘 먹더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길고양이가 쥐도 잡고 음식물 쓰레기도 뒤진다며 고양이는 뭐든 먹는다고 생각하시는 거죠. 그런데 제리를 키우면서 주방에서 요리할 때마다 조심하게 됐다는 장모님 말씀이 딱 맞습니다. 조리 중에 바닥에 떨어지는 재료 하나가 고양이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으니까요.

고양이에게 줄 수 있는 음식과 절대 주면 안 되는 음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익힌 닭고기, 칠면조, 양고기 — 뼈를 완전히 제거하고 첨가물 없이 조리한 것. 살모넬라균 감염 예방을 위해 날고기는 피해야 합니다.
  2. 완전히 익힌 계란 — 스크램블이나 완숙 형태로, 버터나 소금 없이 줘야 합니다.
  3. 씨를 제거한 사과, 수박, 블루베리 — 수분 보충과 항산화 성분 섭취에 도움이 되지만 소량만 허용됩니다.
  4. 양파, 마늘, 부추 — 어떤 형태든 절대 금지. 소량이라도 적혈구를 손상시켜 용혈성 빈혈(Hemolytic Anemia)을 유발합니다.
  5. 포도와 건포도 — 극소량으로도 급성 신부전(Acute Renal Failure)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6. 초콜릿과 카페인 —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라는 성분이 고양이에게 독성으로 작용해 심박 이상과 발작을 유발합니다.

용혈성 빈혈이란 적혈구가 비정상적으로 파괴되는 상태를 말하며, 진행되면 산소 공급 부족으로 장기 손상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급성 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갑자기 멈추는 것을 뜻하는데, 포도 한 알이 이 상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제가 처음 알았을 때 정말 놀라웠습니다.

유제품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양이는 성장하면서 유당분해효소(Lactase)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부분의 성묘는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 상태입니다. 유당불내증이란 유당을 소화하지 못해 복부 팽만이나 설사가 생기는 상태입니다. 고양이에게 우유를 주는 것이 왠지 귀엽고 따뜻한 이미지로 그려지는데,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 동물 독성 정보에서도 고양이에게 유독한 식품과 식물 목록을 공식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니, 한 번쯤 직접 확인해 보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날생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고양이가 생선을 좋아하는 건 맞지만, 날생선에는 티아미나제(Thiaminase)라는 효소가 들어 있습니다. 티아미나제란 비타민 B1을 분해하는 효소로,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비타민 B1 결핍으로 인한 신경계 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익혀서 주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실전에서는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제리가 집에 온 뒤로 식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온 대화 주제가 바로 "이거 제리 줘도 돼?"였습니다. 처음에는 귀찮을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 질문이 나오는 것 자체가 집안이 제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 같아서 오히려 좋습니다.

집밥을 줄 때는 균형이 핵심입니다. 익힌 고기만 준다고 영양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타우린, 칼슘, 비타민 B군은 조리 과정에서 상당량이 손실되기 때문에, 집에서 만든 음식만으로 식단을 구성하려면 수의사와 충분한 상담이 필요합니다. 미국 코넬대학교 고양이건강센터(Cornell Feline Health Center)에서도 고양이 영양 균형에 대한 공식 가이드를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처음에는 뭔가 먹이면 무조건 좋을 것 같은 마음으로 이것저것 주고 싶었는데, 정작 고양이 몸에 좋은 것은 자극 없이 단순하게 익힌 단백질 위주였습니다. 양념 없이 삶은 닭가슴살 조금, 첨가물 없는 전용 사료, 그게 전부였습니다. 고양이를 위한다는 마음이 오히려 과잉 급여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만약 고양이가 독성 물질을 먹었다면, 증상이 나타나기를 기다리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파악한 뒤 즉시 동물병원에 연락하고, 수의사의 지시 없이 임의로 구토를 유도하는 것은 절대 하지 않아야 합니다. 한 번이라도 먹었으니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가장 위험합니다.

고양이 밥 한 그릇은 생각보다 훨씬 진지한 문제입니다. 제리를 키우면서 저도 처음에는 몰랐던 것들을 하나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이 글이 집사 초보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새로운 음식을 시도하기 전에는 수의사와 먼저 상담하시는 것, 그것이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제안입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수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반려동물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거나 식단 변경이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headsupfortails.com/blogs/cats/what-cats-can-and-cant-eat?srsltid=AfmBOopdkKpaxFovDGXOf8VmQxXZVvRBNYhyMbUjFpWir55nqU_T37Z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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