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자유롭게 돌아다녀야 행복하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산책길에서 목줄을 찬 고양이를 마주친 이후로 이 생각이 완전히 뒤집혔습니다. 고양이의 야외활동이 단순히 스트레스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게도 옮겨올 수 있는 심각한 감염 위험과 연결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었기 때문입니다.
목줄 찬 고양이를 보고 든 의문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집 앞 산책로에서 아이와 함께 걷다가 수풀 사이로 고개를 내민 동물을 봤는데, 처음에는 강아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보니 목줄을 찬 고양이였습니다. 주인과 나란히 걷고 있었고, 생각보다 아주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늘 고양이는 영역동물(territorial animal)이라서 낯선 공간에 나가면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영역동물이란 자신이 익숙한 공간을 중심으로 생활하며, 낯선 환경에 놓이면 방어적이거나 불안한 반응을 보이는 동물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눈앞의 고양이는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주인을 따라 걷고, 냄새를 맡으며 여유롭게 움직이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그 자리에서 두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저 고양이는 지금 즐거운 걸까, 아니면 이게 고양이에게 정말 괜찮은 걸까.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 주제를 좀 더 파고들게 되었습니다.
인수공통감염병, 고양이가 매개체가 될 수 있다
제가 조사하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고양이가 단순히 진드기에 물리는 것 이상의 위험을 안고 온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와 조지타운대학교 연구팀이 400건 이상의 연구를 종합한 결과, 고양이에게서 검출된 병원균이 거의 100종에 달했고, 이 중 상당수가 인간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 병원체였습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이란 동물과 인간 사이를 넘나들며 감염될 수 있는 질병을 뜻합니다(출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대표적인 것이 톡소플라스마증(toxoplasmosis)입니다. 톡소플라스마증이란 톡소플라스마 곤디(Toxoplasma gondii)라는 기생충이 고양이의 배설물을 통해 사람에게 전파되는 감염증으로, 면역력이 낮거나 임산부에게 특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살모넬라균(Salmonella), 회충(Ascaris), 광견병(rabies) 바이러스 등이 고양이를 통해 전파될 수 있는 병원체로 분류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실외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반려묘는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고양이에 비해 이러한 인수공통 병원체를 보유할 확률이 3~5배 높습니다. 더 나아가 실외 반려묘가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병원체를 보유할 가능성은 아예 길에서 사는 야생 고양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이 수치를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쉽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야외활동 고양이가 집으로 가져오는 것들 : 병원균
실외를 돌아다니는 고양이가 어떤 경로로 병원균을 옮기는지 생각해 보면, 단순히 '더럽다'는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고양이는 설치류, 조류, 박쥐 등 인수공통 병원체를 보유할 가능성이 높은 야생동물을 활발하게 사냥합니다. 문제는 고양이 주인이 고양이의 사냥 활동을 실제보다 80% 정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해, 고양이가 밖에서 무엇을 하고 돌아오는지 대부분의 주인은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광견병(rabies)에 감염된 박쥐를 고양이가 집으로 들여온 사례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광견병이란 바이러스성 뇌염의 일종으로, 감염된 동물의 타액을 통해 전파되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서 집에서 키우는 저희 고양이 자루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배설물 오염도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실외를 드나드는 고양이는 정원, 공원, 놀이터 같은 공공장소에 배설을 하고, 기생충 알(parasite egg)이 토양에 남습니다. 기생충 알이란 기생충이 외부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구조체로, 종류에 따라 토양이나 물 속에서 수개월에서 수년간 생존하며 접촉하는 사람이나 동물을 감염시킬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흙을 만지고 노는 놀이터를 생각하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실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가 가구당 매년 배출하는 배설물은 60톤 이상으로 추산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The Independent). 이 수치가 전 세계 수천만 마리의 실외 반려묘에게 적용된다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중보건(public health) 차원의 문제가 됩니다. 공중보건이란 개인이 아닌 집단 전체의 건강을 관리하고 보호하는 체계를 말합니다.
그렇다면 고양이 산책, 어떻게 봐야 할까 : 야외활동
다시 그날 산책로에서 본 고양이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고양이마다 성격과 생활 방식이 다르다는 건 제 경험에서도 느끼는 바입니다. 저희 자루는 펫샵에서 데려온 아이라 집 안에서 영역을 넓히는 것에 만족하고, 문이 열려도 바깥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길고양이 출신 반려묘의 경우 문만 열리면 밖으로 나가려 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적지 않게 들었습니다. 그 고양이들에게는 바깥도 자신의 영역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고양이 산책 자체가 나쁜 걸까요? 연구팀은 고양이의 외출을 무조건 막으라는 것이 아니라, 감독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상황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합니다. 고양이 전용 야외 공간인 캣티오(catio)를 만들거나, 목줄 산책을 활용하거나, 보호자가 함께 있는 상황에서만 바깥 활동을 허용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실내에서만 키우더라도 수의학적 관리(veterinary care)는 필수입니다. 수의학적 관리란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구충 처치 등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내 고양이도 기생충이나 광견병 같은 질병에 대한 예방접종이 필요하며, 이것만으로 모든 감염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에 노출 자체를 관리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보호 방법입니다.
제가 직접 이 주제를 파고들어 보니, 고양이의 야외활동에 대한 기준이 개를 대하는 방식과 왜 달라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를 목줄 없이 야생동물 사냥터에 풀어놓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고양이에게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고양이와 사람 모두를 위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 고양이 야외 활동 시 보호자가 반드시 함께 있어야 합니다.
- 목줄 산책이나 캣티오 등 통제된 환경에서의 외출을 권장합니다.
- 실내 고양이라도 광견병 등 주요 질병 예방접종은 필수입니다.
- 정기적인 구충 처치를 통해 기생충 감염을 예방해야 합니다.
- 고양이가 사냥감을 물고 올 경우 즉시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책길에서 우연히 목줄 찬 고양이를 마주친 그날, 단순한 신기함으로 끝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장면이 이렇게 긴 생각의 실타래를 풀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고양이를 키우고 계신다면, 혹은 앞으로 키울 계획이 있으시다면, 야외활동 방식을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 보시길 권합니다. 고양이의 자유와 건강, 그리고 우리 가족의 안전이 반드시 상충되는 것은 아닙니다.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수의학적 또는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반려동물의 건강과 관련된 사항은 반드시 전문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