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고양이 간식 고르기 (간식 선택, 성분 분석, 급여 실전)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주식인 사료 선택만큼이나 간식 선택도 만만치 않다는 걸 금방 깨닫게 됩니다. 저도 자루와 함께 지내면서 처음엔 사료에만 집중했는데, 어느 순간 이 아이에게도 소소한 낙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간식의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됐고, 그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습니다.


간식 선택, 아무거나 줘도 괜찮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고양이 간식 코너에 처음 서면 종류가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막막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별점 높고 리뷰 많은 걸로 골랐는데, 알고 나서 보니 선택 기준이 꽤 달라졌습니다. 고양이는 개와 달리 완전한 육식동물(obligate carnivore)입니다. 쉽게 말해 단백질, 그중에서도 동물성 단백질 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구조로 진화된 동물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원재료가 고기인지 아닌지가 간식 선택의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 됩니다.

성분표를 보는 것도 습관이 됐습니다. 조단백질(crude protein)이란 식품에 포함된 단백질의 총량을 뜻하며, 이 수치가 높을수록 고양이의 근육 유지와 전반적인 건강에 유리합니다. 반면 탄수화물 함량은 낮을수록 좋은데, 바삭한 크런치 타입 간식은 그 형태를 유지하기 위해 구조상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탄수화물 비율은 '100 - 조단백질(%) - 조지방(%) - 조섬유(%)'로 계산할 수 있고, 건강한 고양이 기준으로 일일 섭취량의 10%를 넘지 않는 것이 권장됩니다.

나트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제 친구가 호기심에 츄르를 살짝 찍어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짜다고 하더군요.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사람에게도 신장과 혈압에 부담을 주듯, 고양이에게도 신장 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10세 이상 고양이의 약 30%가 만성 신장 질환(CKD, Chronic Kidney Disease)을 앓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이든 고양이일수록 성분 확인이 더 중요합니다. 만성 신장 질환이란 신장 기능이 점진적으로 저하되는 질환으로, 한 번 손상된 신장 조직은 회복이 어렵습니다.


성분 분석, 직접 해보니 꽤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간식 성분을 직접 계산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자루가 츄르를 너무 좋아하게 된 뒤부터 성분표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핥아먹는 간식이 고양이에게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실제로 제품마다 칼로리와 나트륨 차이가 꽤 납니다. 캐티트 크리미 리커블 트릿은 튜브당 3~4kcal 수준인 반면, 일부 츄르 제품은 튜브당 6kcal에 달하기도 합니다. 숫자가 작아 보여도 하루에 여러 개를 주다 보면 총 칼로리 섭취에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이 됩니다.

지방 함량도 별도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라벨에는 지방 퍼센트만 나와 있는 경우가 많아서 1,000kcal당 지방 함량(그램)으로 환산해 봐야 실제 수치가 보입니다. 췌장염(pancreatitis)이란 췌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고지방 식이가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고양이도 예외가 아니라서, 지방 함량이 지나치게 높은 간식을 자주 주면 소화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계산해 보니, 겉보기에 단백질 강조 제품이라도 지방 수치가 생각보다 높은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동결건조 간식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자연식에 가까운 형태라 좋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생식 기반이다 보니 대장균(E. coli), 살모넬라(Salmonella) 같은 병원성 세균 오염 위험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생식 기반 반려동물 사료의 세균 오염 위험에 대해 공식적으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출처: FDA). 그래서 동결건조 간식을 선택할 때는 미국 내에서 생산되었는지, USDA 검사를 거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간식을 고를 때 제가 실제로 확인하는 항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원재료 첫 번째 항목이 닭고기, 연어 등 동물성 단백질인지 확인한다
  2. 인공 방부제, 인공 색소, 인공 향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3. 탄수화물 비율을 직접 계산해 10% 이하인지 점검한다
  4. 생산 국가와 품질 관리 기준(USDA 검사 등)을 확인한다
  5. 고양이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맞는 제품인지 수의사와 상담한다


급여 실전, 자루와 제리에게서 배운 것들


모든 고양이가 같은 간식을 좋아한다는 건 오해입니다. 저는 자루 덕분에 츄르 신봉자가 됐는데, 장모님 댁의 고양이 제리는 츄르를 아예 먹지 않습니다. 여러 맛을 가져다줘도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때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간식 선택은 결국 우리 고양이가 어떤 질감과 풍미를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것을요.

자루의 경우 처음에는 생선 트릿으로 시작해 동결건조 닭고기 간식을 거쳐 지금의 츄르에 정착하기까지 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먹지 않은 간식들은 주변 길고양이들에게 나눠주거나 제리에게 가져갔는데, 그것도 그리 나쁜 경험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자루에게 딱 맞는 것을 찾기까지 돈도, 시간도 꽤 들었습니다.

기호성(palatability)이란 동물이 특정 먹이를 얼마나 선호하는지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질감, 향, 온도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자루가 츄르 봉지 소리만 들어도 꼬리를 수직으로 세우고 달려오는 건 기호성이 극도로 높다는 방증입니다. 하지만 아내와 저는 그 기호성 높은 간식도 하루 한 개로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좋아한다고 많이 주는 게 아니라, 좋아하기 때문에 소중하게 한 번씩 주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간식의 총 칼로리가 하루 섭취량의 5%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본 원칙입니다. 이 기준은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 Association of American Feed Control Officials)가 반려동물 영양 기준으로 제시하는 가이드라인과도 맥을 같이합니다(출처: AAFCO). 5%라는 수치가 작아 보일 수 있는데, 고양이의 하루 칼로리 필요량이 대략 200~300kcal 수준임을 감안하면 간식으로 10~15kcal 정도가 적당한 범위입니다.


자루와 지내면서 간식 하나를 고르는 일에 이렇게 많은 생각이 들 줄은 몰랐습니다. 성분표를 보고, 탄수화물을 계산하고, 친구에게 직접 맛을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이 번거롭긴 했지만, 결국 자루가 건강하게 즐기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할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간식 선택이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우선 우리 고양이가 어떤 질감을 좋아하는지부터 파악해 보시길 권합니다. 거기서부터 시작하면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수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반려묘의 건강 상태에 따라 반드시 담당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preventivevet.com/cats/best-cat-trea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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