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창문 앞에서 이상한 소리를 낼 때, 혹시 저를 위협하는 건 아닐까 겁이 나신 적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에 딱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저희 고양이 자루가 채터링(chattering)을 시작했을 때, 아내와 저는 눈치를 보며 조용히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건 위협이 아니라, 자루가 저희에게 뭔가를 말하고 있던 거였습니다.
자루가 꺅꺅 운다 —사냥 본능
저희 부부가 자루의 채터링을 처음 들은 건 거실 창문 앞에서였습니다. 자루가 창틀에 올라가서 바깥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턱을 빠르게 달달 떨면서 "꺅꺅" 소리를 내는 겁니다. 저는 그 소리가 낯설어서 아내 팔을 잡았습니다. "자루가 화난 거야?" 우리 둘 다 몰랐습니다.
채터링(chattering)이란 고양이가 새, 다람쥐 같은 작은 먹잇감을 발견했을 때 턱을 리드미컬하게 달달 떨며 내는 특유의 소리를 말합니다. 짹짹거림, 지저귐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고양이마다 소리의 높낮이나 박자가 조금씩 다릅니다. 자루 같은 경우는 짧고 날카로운 소리를 여러 번 반복하는 편이라, 저희 부부는 그냥 "꺅꺅 소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경계 신호라고 생각해서 채터링이 시작되면 저와 아내는 거리를 뒀습니다. 만지지도 않고, 말도 걸지 않고, 그냥 모른 척했죠. 그런데 그렇게 며칠을 지내다 보니, 자루가 꺅꺅 울면서도 저한테 와서 비비는 게 아닌가요. 이건 뭔가 잘못 알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아내와 함께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고, 채터링이 단순한 위협 신호가 아니라는 걸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포식 본능(predatory instinct), 즉 야생에서 먹잇감을 추적하고 사냥하려는 생물학적 충동이 자루 같은 집고양이에게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포식 본능이란 먹이를 찾고, 추적하고, 포획하는 일련의 사냥 행동을 유발하는 본능적 욕구를 뜻합니다. 창밖의 까치 한 마리가 자루 안에 잠든 그 본능을 깨운 거였습니다.
채터링이 보내는 감정 신호 — 흥분인지, 좌절인지, 기쁨인지
그렇다면 자루는 채터링을 할 때 정확히 어떤 감정을 느끼는 걸까요? 저도 이게 궁금해서 계속 관찰했는데, 실제로는 한 가지 감정이 아니라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채터링이 일어날 때 고양이 몸 안에서는 도파민(dopamine)이나 코르티솔(cortisol) 같은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됩니다. 도파민이란 뇌에서 쾌락이나 보상, 동기 부여와 관련된 신호를 전달하는 물질이고, 코르티솔은 흥분이나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입니다. 즉, 채터링은 고양이가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몸 전체가 흥분 상태에 돌입했다는 신호입니다.
고양이 채터링이 나타내는 감정 신호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아드레날린성 흥분: 먹잇감을 발견한 순간 몸이 사냥 준비 상태로 전환되면서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자루가 창밖 까치를 보고 꽤 빠른 속도로 꺅꺅 울기 시작할 때가 딱 이 경우입니다.
- 좌절감: 유리창 하나가 자루와 먹잇감 사이를 가로막고 있을 때, 닿을 수 없다는 답답함이 소리로 터져 나오는 것입니다. 자루가 유독 창문 쪽으로 앞발을 탁탁 치면서 꺅꺅 울 때는 이 경우가 많았습니다.
- 놀이 중 기쁨: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채터링이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루가 낚싯대 장난감을 쫓다가 딱 잡으려는 순간 꺅꺅 소리를 낼 때, 저는 이게 짜증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신나는 거였습니다.
자루를 오래 관찰한 끝에 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채터링의 강도와 맥락을 함께 봐야 한다는 겁니다. 창밖을 보면서 조용하고 짧게 꺅꺅 하는 건 흥분이고, 앞발을 긁으며 길게 이어지면 좌절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판단이 100%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자루를 매일 보다 보니 어느 정도는 읽히더라고요.
채터링은 고양이가 먹잇감을 흉내 내는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작은 새나 설치류의 소리를 따라 해서 경계를 낮추고 가까이 유인하려는 것이죠. 출처: ASPCA(미국 동물학대방지협회)에 따르면 고양이의 채터링을 포함한 다양한 발성 행동은 대부분 정상적인 행동 범주에 속하며, 고양이가 환경 자극에 반응하는 자연스러운 방식입니다.
자루에게 필요한 것 — 환경풍요화로 스트레스 줄이기
채터링이 정상이라는 걸 알고 나서, 저와 아내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렇다면 자루가 채터링할 때 우리가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있을까요?
이때 알게 된 개념이 환경풍요화(environmental enrichment)입니다. 환경풍요화란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양이가 본능적 욕구를 충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자극과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자루가 창밖 새를 보며 느끼는 사냥 욕구를, 안전한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는 겁니다.
저희가 실제로 자루를 위해 바꾼 것들이 있습니다. 먼저 낚싯대형 인터랙티브 장난감(interactive toy)을 추가했습니다. 인터랙티브 장난감이란 보호자가 직접 움직여줘야 작동하는 장난감으로, 고양이 입장에서는 실제로 먹잇감을 쫓는 것과 유사한 자극을 줍니다. 자루가 이 장난감을 쫓을 때 채터링을 하는데, 그때는 스트레스보다 신나는 티가 훨씬 많이 납니다.
캣타워(cat tower)도 하나 더 들였습니다. 캣타워란 고양이가 오르내리고 긁을 수 있는 수직 구조물로, 높은 곳에서 영역을 내려다보려는 고양이의 본능을 충족시켜 줍니다. 자루가 캣타워 꼭대기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꺅꺅 울 때는, 예전처럼 불안하지 않습니다. 자루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는 거니까요.
한 가지 조심할 점도 있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자루가 갑자기 채터링과 함께 달려들 것 같은 기세를 보일 때가 있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그 순간은 놀이를 잠깐 멈추는 게 낫습니다. 특히 손이나 발을 장난감처럼 쓰는 경우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포식 본능이 극도로 자극된 상태에서는 본능이 판단보다 빠르게 움직이니까요. 출처: Cornell Feline Health Center에서도 놀이 중 고양이의 과잉 자극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히 놀이를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자루가 꺅꺅 거릴 때 저는 이제 무섭지 않습니다. 오히려 "오늘은 뭘 봤어?" 하며 창밖을 같이 들여다봅니다. 의미 없는 행동은 없다는 생각이 자루를 보는 저희 부부의 기본 태도가 됐습니다. 채터링이 들린다면 지금 고양이가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 잠깐 관찰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 작은 관찰이 고양이를 훨씬 잘 이해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 참고: https://www.dailypaws.com/cats-kittens/behavior/common-cat-behaviors/cat-chattering.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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